월드컵중 지금이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일듯...
2-1 역전승, 좋습니다. 근데 좀 냉정하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.
오늘 상대가 어떤 팀이었는지부터 짚고 가겠습니다.
체코는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나온 팀입니다.
선수단 전원이 월드컵이 처음인 팀이고, 베이스캠프가 텍사스 해발 200미터짜리였는데
경기장은 해발 1600미터입니다.
고지대 적응 훈련을 사실상 못 한 채로 경기 하루 전에 비행기 타고 날아온 겁니다.
거기다 경기장 오는 버스가 입구에 끼어서 한 시간을 대기하다가 걸어서 들어왔습니다.
이런 팀 상대로 전반전에 골을 못 넣었습니다.
슈팅 15개 때렸는데 전반 유효슈팅이 0개입니다. 손흥민이 여러 차례 슈팅 기회를 잡았는데 다 빗나갔고, 결국 후반에 교체되는 수모를 당했습니다. 아직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건지, 나이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손흥민 의존도를 얼마나 가져갈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기는 경기였습니다.
선제골도 그렇습니다. 체코가 세트피스 팀인 거 모르는 사람이 없었는데 롱스로인 헤더에 그대로 당했습니다. 그것도 후반에 체코 선수들이 고지대 적응 못 해서 걷다시피 뛰던 상황에서 나온 골입니다. 체코가 멀쩡한 상태였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장면이었습니다.
역전에 성공하긴 했는데 그것도 체코 감독이 선제골 넣자마자 공격진을 싹 다 교체하는
자폭성 전술을 쓴 덕을 크게 봤습니다.
상대 감독이 알아서 무너진 측면이 있다는 거죠. 체코 선수들이 후반 들어 거의 걸어다니는 수준이었다는 건
고지대 적응 실패의 영향이 컸다는 뜻이고, 그 덕에 우리가 공간을 편하게 파고든 면이 있습니다.
물론 이긴 건 이긴 겁니다. 황인범 1골 1어시스트 맹활약했고, 오현규 역전골도 값지고,
이강인 패스 37개 전부 성공도 대단합니다. 김승규 슈퍼세이브도 없었으면 위험했고요.
근데 다음 상대는 멕시코입니다.
개최국이고 홈 분위기에 고지대 경기 익숙한 팀입니다.
오늘 같은 내용으로는 솔직히 버티기 힘듭니다. 손흥민 결정력 문제도 해결이 안 됐고,
세트피스 수비도 불안함이 남아있습니다.
승점 3점 챙긴 건 맞는데, 오늘 경기를 마냥 잘했다고 보기엔 찜찜한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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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기긴 했는데 글 읽고 나니까 마냥 기뻐하기가 애매해졌어요 ㅋㅋ 황인범이 이번 대회 진짜 핵심이 될 것 같은 느낌은 드네요.
손흥민 후반에 교체된 거 보면서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, 이번 대회 내내 이러면 진짜 플랜B가 필요할 것 같아요. 감독이 뭔가 준비는 해놨겠죠...?
여러모로 운도 따른 거였네요. 멕시코전 생각하면 솔직히 좀 걱정됩니다